발달장애인법, 과연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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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안자립 작성일22-05-20 14:25 조회1,278회 댓글0건본문
「발달장애인 지원에 관한 법률(아래 발달장애인법)」은 대한민국 「장애인복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15가지의 장애유형 중에서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포함하는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4년 5월 20일 제정되어 2015년 11월 2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법률이다.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자폐성장애가 가지는 특성이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고, 지적장애 역시도 장애 정도와 특성이 천차만별로 존재하는 만큼, 이 두 가지를 통칭하는 발달장애는 15가지의 장애유형 중에서도 체계적인 지원과 서비스 제공 등의 정책이 많이 필요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발달장애인법」은 「장애인복지법」 등 장애와 관련된 법률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나 발달장애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추가로 꼭 필요한 부분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법적 근거’가 명백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이 법이 시행된 지 5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발달장애인은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하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같은 기본권조차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많은 발달장애인들이 ‘활동지원서비스’와 ‘주간 활동지원’이 중복 수혜라는 이유로 활동지원시간이 차감되는 사례가 여러 차례 나타나고 있다. ‘활동지원서비스’는 「발달장애인법」이 아닌 「장애인활동지원에관한법률」에서 그 내용을 따로 정하고 있고, 발달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든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장애인 활동지원’은 장애인이 자립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주는 제도라고 한다면, ‘주간 활동지원’은 발달장애인이 낮 시간 활동 및 지역사회 참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주간 활동지원’은 「발달장애인법」에 근거하여 발달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낮’ 시간에만 지원받을 수 있는 점에서 ‘장애인 활동지원’과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장애인 활동지원’은 장애인으로 등록된 모든 장애인이 서비스 대상자이며, 낮 시간뿐만 아니라 심야, 주말에도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간 활동지원’에 대해 「발달장애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제29조(거주시설ㆍ주간활동ㆍ돌봄 지원)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발달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거주시설 지원을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②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발달장애인의 낮시간 활동 및 지역사회 참여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주간 활동지원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③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특성과 요구에 따른 돌봄 지원을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즉 이 법률은 제29조 제2항에서 발달장애인이 낮시간 활동 및 지역사회 참여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주간 활동지원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간을 ‘줬다 뺏는’ 모양새가 되어 발달장애인은 오히려 더욱 어려운 환경에 놓이게 된다.
지난달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550여 명의 발달장애인 가족과 활동가들이 삭발식을 했다. 당시 삭발식에 참여한 이들이 주장했던 내용 중 하나가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 보장’이었다.
현재 「발달장애인법」에서 발달장애인의 주간 활동을 지원하고 있고, ‘장애인 활동지원’을 통해 그 외의 시간(평일 저녁, 주말 등)에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제도의 중복 수혜가 다른 유형의 장애인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오히려 발달장애인의 활동지원 시간은 차감되고 있는 문제가 지난 삭발식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위 법률의 제3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발달장애인과 가족에 대한 돌봄도 충분히 이루어져야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발달장애인에 대한 돌봄은 가족이, 가족에 대한 돌봄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직장을 다니며 일을 하고 쉬는 날엔 취미와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삶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도 당연히 보장될 수 있어야 하는데, 현행법 체계에서는 충분히 보장해주고 있지 못하다. 만약 법적 근거를 통해 발달장애인과 가족이 활동지원과 돌봄을 충분히 제공받으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면, 그 많은 사람들의 삭발식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활동지원시간을 ‘줬다 뺏는’ 식의 문제 또한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발달장애인의 부모는 직장으로 출근하고, 발달장애인은 활동지원사를 만나 주간 활동지원을 위한 복지관으로 이동한다. 복지관에서는 발달장애인이 하고 싶은 활동을 하며 주간 활동을 지원 받는다. 오후에는 활동지원사를 만나 다른 활동을 한다.
정말 소소하기 그지없는 이런 일상이, 정녕 대한민국에서는 보장되기 어려운 장면인 걸까?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도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온전히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노력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조속히 실천해야 할 것이다.
[출처 - 함께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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